최근 클리앙과 관련한 글이나 댓글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물론 저 역시 관리자의 입장이 아니라 개인의 입장에서 글이나 댓글을 쓴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에대해 나름대로 심사숙고를 해봤습니다.


우선 모두 아시다시피 시국광장은 어디까지나 클리앙의 임시시국게시판에서 분리되어 나온 곳입니다. 그것이 싫건 좋건 어쨌든 사실입니다. 그리고 클리앙 운영자인 cipher님은 임시시국게시판의 폐쇄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잠정 폐쇄"임을 밝히고 있고, 저 역시 임시시국게시판이 부활할 경우 현 시국광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 다시 결정하겠음을 여러 차례 천명한 바 있습니다.


물론, 시국광장의 회원 중에는 강등이나 탈퇴등의 방법으로 클리앙으로부터 상처를 입고 등을 진 분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분들의 마음을 강등당하지 않은 제가 100%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분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는 것을 잘 압니다.


그런데, 우선 임시시국게시판이 임시^2 시국게시판으로 임시 부활했던 목적을 놓고 생각해 봤으면 합니다. 우리가 임시^2시국게시판을 필요로 했던 것은 현 시국에 대해 진정 자유롭게 - 규칙에 강제되지 않고 - 대화를 나눌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가 클리앙의 임시시국게시판을 통해 그 동안 알고 있었던 매트릭스의 세계에서 빨간약을 먹고 현실 세계로 끌려나왔다는 것, 설령 그게 매트릭스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걸 잊고 그 세계에 적응하려던 분들 역시 그렇게 현실 세계로 나오게 됐다는 것 때문에 우리는 임시시국게시판이 소중했고 그것을 필요로 했던게 아니겠습니까? 그것이 우리에게 소중했고, 그곳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임시^2시국게시판이 임시^2를 떼고 그냥 시국게시판이 된 과정, 그리고 시국게시판이 시국광장으로 된 과정에는 분명 클리앙에서 상처를 입고 강등당하거나 탈퇴하는 분들이 생기는 과정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임시^2를 뗀 상황은 미디어법 상정으로 인한 클리앙 자게에서의 충돌과 맞닿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 시국 광장이 그렇게 상처입은 분들의 안식처가 되기 위해 탄생한 것도 아니고, 궁극적 목적이 그곳에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씀이 서운하게 들리실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알지만, 솔직한 말씀을 드리기 위함이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이미 여러 차례 언급된 바와 같이 우리가 우리끼리 현 시국에 백날 이야기해봤자 어쩌면 자위행위에 그치고 말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자유게시판에 규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정치/시국 이야기를 쓰다가 강등당하거나 탈퇴하시게 된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것은 사실, 매트릭스안에서 살아가는 많은 분들에게 우리의 이야기가 빨간 약이 되어 그 분들이 깨어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아니었겠습니까? 그 분들이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투표에 나서야만 이 현실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 아니었습니까? 그것을 모르는 분들에게 답답함을 느꼈기 때문이 아닌가요?


저는 이 곳 시국 광장이 이미 빨간약을 먹은, 현실 세계의 조그마한 전투함 안에서 살아가는 몇몇 사람들만의 공간이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 클리앙 cipher님이 계속해서 밝히고 있는 "곧 부활시키겠다"라는 약속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다수의 투표권자이지 소수의 동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곳에 언급된 클리앙에 대한 이야기가 몇몇 분들에 의해 "펌질"을 당하고, 그 글이 클리앙에서 성토를 받아 결국 이쪽과 그쪽이 두 패로 나뉘는 일입니다. 빨간약 파란약을 말하기에 앞서 클리앙에서 진정으로 분란의 원인이 되는 분들, 다시 말해 중과 절 이야기를 하는 분들 역시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두 패로 나뉘어 싸우게 되면 클리앙과 시국광장이 둘로 나뉘어지고 그 둘은 다시는 가까와지기 어렵게 되며 양쪽에 속한 사람들은 선택을 강요받게 될 것입니다.


당초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임시시국게의 잠정 폐쇄를 건의한 것이 바로 접니다. 그것은 정말 "잠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활 시기는 "한 달 정도 후" 내지는 "시즌 2의 시작" 정도의 시기였습니다. 당시 cipher님과의 대략적인 교감에서도 그 정도의 시기를 생각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시즌2에서는 cipher님 역시 마음의 짐이었을 강등되신 분들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조치를 할 것이라는 대략적인 언급을 공지하신 바 있습니다. 그 동안에도 하고 싶었지만 절차적인 문제나 공정성의 문제 때문에 섣불리 못했다는 언급도 있었습니다. 따라서 저나 cipher님이나 실은 다시 합칠 것을 예상하고 한 것이지 편을 나누려고 이렇게 한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문제는 클리앙의 소수 인원이 "중과 절"을 언급하며 분위기를 안좋게 만들었다면, 시국광장에서도 몇몇 의견이 강한 분들이 자신의 의견을 강하게 내세우는 경향이 있고, 그 과정에서 그것이 통일된 전체 의견인 것으로 오도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설문조사들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몇 분의 강한 의견이 설문조사에서 소수 의견으로 드러난 것도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물론 그 분들의 의견을 모두 존중합니다. 하지만 글이나 댓글로만 보면 그런 분들이 다수 의견인 듯 보이기 쉽고 그것이 아쉽게도 분란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시국 광장 회원님들의 여론을 조사해서 임시도 떼고 게시판도 떼고 광장을 붙인 것은 클리앙과의 이런 향후 관계를 고려해볼 때 저로서는 상당히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의 개인적 의견은 저 스스로 자제하였고, 어떤 부분에서는 아예 저의 투표권을 행사하지 않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도 한번쯤은 저의 생각을 강력하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시국광장 내에서 클리앙에 대한 거론이나 언급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저 역시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대로 "펌질"에 의한 분란과 싸움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마찬가지로 클리앙에서 시국광장에 대한 언급이나 논쟁이 있더라도 참여를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2. 시국광장 내에서 클리앙에 대한 공격적인 태도와 표현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나중에 도로 합치든 절대로 합치지 않든, 우리의 목적이 클리앙에 대한 복수나 싸움은 아닙니다. 우리의 원래 목적은 시국과 정치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3. 시국과 관련되지 않은 내용은 적당한 선에서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것이 영구히는 아닙니다. 제 생각에 올 가을 쯤에 cipher님이 시즌2에 대해 발표를 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입장 발표가 있을 것입니다. 그 이후에 논의를 거쳐 시국 광장의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습니다.




위의 3번에 대한 부연 설명으로, 이후에도 클리앙과 시국광장이 별도로 가는 형태로 결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시국광장은 아예 시국 전문 커뮤니티로 성장시키고 클리앙과 상호 보완적인 형태로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의 기반에는 우리가 자위행위의 공간이 아니라 빨간약이 되어야 한다는 점, 매트릭스 내부의 세계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매트릭스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 베이스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 지금은 분란을 만들 때가 아니라 내실을 다질 때라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는 관리자나 운영자 개인의 것이 아니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곳에 올라온 많은 자료와 글들을 제가 함부로 삭제할 수도 없고, 이곳을 제가 마음대로 폐쇄할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러분의 의견을 제 마음대로 이끌고 가는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회원 여러분이 어떻게 받아들이시건간에 이곳의 시작은 원래부터 임시시국게시판의 임시 피난처였고, 그 마지막 끈을 클리앙과 시국광장 어느 쪽에서도 아직 놓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작은 행위에 두 사이트 관리자의 어떤 뜻이 담겨있는지를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곳을 회원 자신들의 생각대로 변화시키시는 것은 좋습니다. 제 마음대로 이곳을 제단하고 틀에 가두고 싶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유일하게 제가 바라는 것은 이곳이 클리앙의 시즌2 오픈과 함께 다시 합쳐지든, 아니면 아예 나누든 결정이 날 때 까지는 서로 감정적 대응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에 가서 다시 합치던가, 혹은 나누어지더라도 그것이 상호보완적인 관계가 되어야지, 우스갯소리로 시국 광장이 좌빨들의 자위행위 공간이 되지는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시 정리합니다.


* 클리앙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말아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클리앙에서 활동하실 때에도 시국광장 언급은 자제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설령 누군가가 시비를 걸더라도 대응을 자제해 주셨으면 합니다.

* 어쩔 수 없이 언급을 하게 되더라도 공격적이거나 감정적인 내용은 가급적 자제를 부탁드립니다. 마음은 이해하지만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 시국광장이 단순 친목 사이트가 아니라 시국 전문 사이트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관리자 배상

PS> 하실 말씀은 댓글로 토론하셔도 좋고, 관리자에게 쪽지를 보내셔도 좋습니다. 심지어 제가 누군지 대충 아실테니 저에게 트위터에서 DM을 보내셔도 됩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토론 댓글은 이 글 안에서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의 간곡한 마음을 이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